09/02/2025
📍운악산 | 해발 935.5m / 거리 2190m ⛰️
자문했다 “난 사실 할만한 쉬운 성취에 취해있었나?”
등산 자체는 한해에 대여섯번 갈 정도는 좋아했다.
명확한 취미는 아니나 즐기는 레저정도, 낚시랑 비슷하게
도봉산, 불암산, 북한산, 수락산을 다녀오며 어느정도는
나의 아직은 젊은 육체와 수행능력에 취해있었는지도 모른다.
말 그대로 고비였고, 수차례 포기하고 싶었고 주저앉았다.
이 산은 끝도없이 길고 험준했고 마지막 500m는 말 그대로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만 같은 괴로움과 극도의 추위였다.
내가 즐기는 아웃도어의 본질은 어느새 그나마의 안락함으로
변질되었던게 아닌가 생각했다, 요컨대 할만한 일 말이다.
백패킹, 등산, 낚시 등 난 제법 여러 분야의 아웃도어 취미를
얕게나마 즐기고 애정하며 하루이틀 정도의 날 갈아넣는다.
진심을 다해 즐기는 이들에 비해 많이 얕은 수준이지만 나에게
중점은 언제나 내 한계를 찾고 그걸 넘는데 있었다.
300m산을 넘으면 다음은 500m산이었고, 한마리도 낚지
못했다면 다음 목표는 한마리를 낚는게 되는 것이었다.
경험만으로 값지지만 목표와 성장은 가장 중요한 개념이었다.
어느새 이렇게 쏘다닌지도 오년여가 되어가는데 슬슬 나는
그 안에서 안주하고, 적당한 수준에서 머무르고 싶었나보다.
운악산은 말 그대로 “악산” 이었고 가장 엄청났다고 생각했던
지나온 그 어떤 산보다 실제로 높고, 길은 험하고 가팔랐고
거의 네발로 기어 올라갔으며 눈은 발이 푹푹 빠지고 종아리
절반 이상 차오를 정도로 깊어 제약이 수도 없이 많았다.
그 와중에 어째선지 잠을 잘 수 없었던 탓에(종종 그럼)
밤을 새고 시작한 산행은 머리가 새하얗게 타버리는 느낌으로
허리와 종아리가 격하게 아프고 정신없이 추웠지만 그 안에서
조용히 나는 잃어버렸던 내 아웃도어 활동의 의의를 되새겼다.
난 단순히 더 강해지고, 더 성장하며 보다 뛰어나지고 싶다.
업데이트를 하듯 인간도 버전마다 확실히 좋아지면 좋겠지만
인간은 시련을 겪고, 굳이 도전하며 괴로워야 성장한다.
사는것만 해도 충분하지 않냐고 묻지만 의식적인 성장은 결국
자학으로 보일지 몰라도 이런 한계를 부수며 해야한다고 본다.
누군가에게는 쉬운 트래킹으로, 종종 가는 산으로 불릴지도
모르지만 내겐 가장큰 빙벽이자 극도의 괴로움, 정상을 도착해
세상을 내려다볼 때에 미칠듯한 도파민과 카타르시스였다.
사실 이 모든게 가능한건 함께 밀고 당겨준 동료가 있어서다.
난 이 친구와 앞으로도 더 괴롭고, 포기하고싶고 의문이드는
여러 문 밖의 고통을 찾아가서 굳이 집어삼킬 생각이다.
그게 결국 언젠가 찾아올 내 인생의 못버틸정도의 거대한
파도를 버틸 튼튼한 기초가 되어주리라 확신한다.
- 운악산 등반 끝!🥵
#등산 #등산스타그램 #등산복패션 #등산그램 #등산하는남자 #등산코스 #운악산 #운악산정상 #운악산서봉 #⛰️ #완등 #감상 #취미 #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