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6/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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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아는 영업 담당자가 있어요. 긔동이라고요.
어느 날 긔동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프랑스 육아용품 브랜드 대표 6명이랑 한국에 온다고, 마지막 날 잠깐 보자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냥 밥이나 먹고 커피 마시면서 해외 디자이너 소개 받는 자리겠거니 했어요. 그래서 전날 긔동한테 한남동 휴135에서 버섯 트러플 솥밥도 대접했고요.
근데 막상 이태원 몬드리안 서울 호텔 라운지에 들어서는 순간 생각보다 분위기가 좀 달랐어요.
테이블 6개. 테이블마다 브랜드 대표와 직원 한 명. 그리고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인 제품들.
…그냥 밥 먹는 자리가 아니었어요.😅
그것도 그날 그 시간, 한국 리테일러는 저희 노키모어 하나뿐이었어요. 테이블 6개에 앉은 대표들 시선이 전부 저희한테 쏠려 있는 거예요. 부담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가시나요.
저희는 일단 에너지를 아끼기로 했어요. 영업 듣는 게 보통 피곤한 일이 아니라서요. 근데 각 테이블 담당자 분들이 모두 너무 열정적인 거예요. 저희를 위해 자료까지 준비해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테이블 간격도 좁다 보니 옆 테이블 소개가 다 들려서 묘한 경쟁 분위기까지 형성됐어요.
결국 테이블마다 30분씩, 꼬박 3시간을 들었습니다.
사실 가격대가 한국 시장에 소개하기엔 너무 너무 높아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브랜드들이었어요. 근데 3시간을 그렇게 열정적으로 들으니까 저도 모르게 진지해져서, 미팅이 끝나고 긔동이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고 물어보길래
”한 곳 정도는 가능성이 있어 보이네요.“
라고 다소 시니컬하게 이야기했어요.
…긔동은 계약 이야기가 듣고 싶었을 텐데. 🥲
미안한 마음에 호텔 1층 커피빈에 가서 커피라도 사겠다고 했어요. 근데 제가 어쩌다보키 통역도 해야 해서 주문을 직접 받았거든요. 메모장을 챙겼어야 했는데, 정신이 없어 그냥 기억력을 믿었어요.
오트밀크 라떼, 락토프리, 알러지 고려해서 이거 빼고 저거 빼고… 20잔 주문하는 데 10분 걸린 것 같아요. 중간에 완전히 꼬여서 진짜 난감했어요. 😇
저희는 어지간하면 아아로 통일하는데. 그냥 다 아아 시킬걸. 회사다니면 부장님이 짜장면 하면 무조건 짜장면인 것처럼요.
그 이후로 긔동한테 연락이 잘 안 돼요. 잘 살고 있는 거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