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3/2026
안개
하늘 위 하얀 구름이 되지 못한 나는
안개 되어 허공을 덮습니다
삶의 들판을 선악 구분 없이 덮습니다
소중했던 나의 친구들도
하나는 희미한 나무 뒤에 숨었고
하나는 멀리 뒷모습을 지워가며 걸어가고 있습니다
얼른 더 진하게 덮습니다
이젠 정말 아무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나무도 달도 해도 그림자도 없습니다
눈을 감아도 보이지 않고 떠도 보이지 않습니다
답답도 하고 시원도 합니다
지나간 아름다운 추억들마저 안갯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빈 마음이 되고픈 욕심으로 말없이 나도 들어갑니다